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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노동자, 긱 워커(Gig Worker) 전성시대

2021-11-26

Author | 김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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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드러커가 ‘천재적인 통찰력’이라고 극찬한 경영 사상가 찰스 핸디의 저서 <코끼리와 벼룩(2001년)>에 나오는 글귀입니다. 저자는 1980년대 자본주의 변화 과정을 겪으면서 20세기 코끼리(대기업)의 고용 문화에서 벗어나 벼룩처럼 혼자 힘으로 살아가는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예언했습니다. 20년이 지난 지금, 사회는 1인 기업, 프리랜서, 독립 계약자, 긱 워커 등 벼룩을 지칭하는 다양한 용어만큼 근무 형태 역시 세분화되고 복잡해졌습니다.

오늘은 평생 고용이 사라진 시대에 노동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장하고 있는 벼룩의 근로 형태와 장단점을 살펴보면서 현재 추진 중에 있는 이들의 노동자 보호법 현황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긱 워커(Gig Worker)' 란?

‘긱 워커’는 정규직 대신 필요에 따라 인력을 구해 임시로 계약을 맺고 종사하는 노동자를 말합니다. 보통 1인 계약이 진행되며 계약 기간이 짧게는 몇 시간 또는 며칠 단위인 경우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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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재택근무가 보편화되면서 ‘비대면 특수’를 타고 종사자 수가 약 200만 명으로 추산되며 ‘긱 이코노미(gig economy)’의 성장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동이 활용되는 분야는 차량 공유 서비스 운전자, 배달원, 택배기사, 번역, 도우미, 웹 디자이너, 악기 레슨, 일러스트 디자인 등이 있습니다. 우버의 드라이버나 요기요, 카카오 택시, 배달의 민족 배달원, 숨고와 크몽에 등록된 1인 자영업자, 프리랜서들 역시 긱 워커라 할 수 있습니다.


2. 고용의 새로운 변화 물결 '긱 이코노미' 장점과 단점은?

전통적인 산업 경제 시스템이 거대한 소비 시장, 대량 생산적인 특징을 보였다면, 긱 이코노미는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특정 능력이나 기술이 적용되는 다양한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화 기반의 디지털 경제로 시장 진입이 용이하며 노동의 유연성으로 인한 다양한 계층의 노동 참여가 가능합니다. 그래서 경력 보유 여성이나 은퇴자가 노동 시장에 전보다 더 수월하게 재 진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기존 취업자의 경우, 남는 시간을 활용해 추가 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기회가 자유로워진 셈입니다.

실제로 2016년 미국 상무부 조사에 따르면 우버 드라이버 중 절반 이상이 우버 취업 전 운송 서비스 종사 경험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특별한 교육이나 훈련이 없어도 일할 수 있어서 장기 실업 및 구직자,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도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었습니다.

한편, 긱 워커는 독립 계약자나 개인 사업자로 분류되어 정규직과는 다른 대우를 받습니다. 전통 의미의 근로자라면 근로 기준법 등을 적용 받아 최저임금, 주 52시간, 퇴직금 등 각종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상황은 다릅니다. 플랫폼 종사자들은 저임금과 과로, 사고와 재해 등에 내몰려도 마땅한 보호 대책이 없으며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수수료 등 계약 조건을 협상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공유경제가 발전하면서 긱 워커를 근로자로 보고 노동법을 적용해 어떻게 보호할지에 대한 논쟁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독일은 지난해 말 이들을 노동자로 보호하기 위한 별도의 대책을 발표했으며 프랑스는 긱 워커의 노동3권을 인정했습니다. 또, 미국 캘리포니아 주는 노동자의 판단 기준을 세 가지로 간소화하고 입증 책임을 사용자에게 부여하는  ‘어셈블리 빌5(Assembly Bill 5, AB5)’ 법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후 앱 기반 운전자를 독립 계약자로 보는 주민발의안 22호가 통과되었지만 최근 주민발의안 22호 위헌 판결이 있어 소송이 아직 진행 중에 있습니다.

영국의 경우 최근 우버 기사를 근로자와 자영업자 사이에 있는 노무제공자(worker)로 인정했지만 플랫폼 종사자의 노무제공자 해당 여부는 개별 사안별로 상이합니다. 프랑스의 경우 16년 노동법을 개정해 플랫폼 종사자를 비임금 근로자로 보고 있으며, 플랫폼 기업이 직업훈련·산재보험 적용 등의 책임을 부담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지난 9월 유럽의회에서는 ‘배달 운전 종사자의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적 권리 보장을 위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습니다. 이 결의안의 기본 전제는 ‘긱 워커도 전통적인 노동자와 같은 권리를 가져야 한다’로 시작합니다. 스페인은 지난 8월부터 음식 배달 플랫폼 노동자를 아예 노동자로 추정하는 ‘라이더 법’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3. 준비되고 있는 입법안 <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우리나라도 지난 3월, 고용노동부에서 ‘플랫폼 종사자 보호 및 지원 등에 관한 법률안(플랫폼 종사자 보호법)’ 입법을 추진하는 안을 내놓았습니다. 표준계약서를 도입해 플랫폼 기업의 책임과 권리를 규정하는게 주요 골자입니다. 그러나 위반 시 처벌 조항이 과태료 500만 원에 불과해 이들을 노동자로 분류해 근로기준법 안의 보호를 받기에는 제약이 따른다는 쟁점이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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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 종사자는 배달, 대리, 가사 플랫폼 종사자 뿐만 아니라, 플랫폼을 통해 일을 하는 번역가, IT 개발자,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직종이며 규모는 약 179만 명에 달합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개별 플랫폼 종사자의 일하는 형태 등에 따라 근로기준법 및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현재 배달, 대리기사의 경우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으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도 개별 사안별로 인정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한 만큼 긱 이코노미의 증가는 이제 불가피해졌습니다. 정부는 법과 정책, 제도를 통해 긱 워커를 보호하는 사회 안전망을 모색하고 기업은 이들의 노동권과 기본권을 보장해 서로가 지속적으로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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